슬기로운 생활/뇌피셜 칼럼니스트

백선엽 장군 : 친일파의 현충원 안장을 바라보는 소회(小會)

DOUX AMI 2020. 7. 13. 01:22

친일파, 아니 민족 반역자.

일제가 대한제국의 국권을 강탈하고

우리 한민족을 짖밟고 수탈하던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민족을 배신하고 민족에게 해를 끼친 사람들을 말하죠.

그런데, 재미있는건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건 우리가 어릴 때 보던 만화 속 인물처럼

착한 놈, 나쁜 놈 딱 무 자르듯 나뉘어지지 않는다는 거에요.

공도 있고 과도 있는 그런 입체적인 삶의 다양한 면이 모여서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거죠.

매국노의 대명사 이완용이 독립협회 초대 위원장이었고,

독립문 현판의 글을 쓴 장본인이기도 하다는게 참 아이러니하죠.

지난 7월 10일 백선엽 장군이 사망하면서,

현충원 안장에 대해 여야 및 전국민의 의견이 양측으로 나뉘어 분분한 상황이에요.

간도 특설대에서 활동한 이력으로 이미 친일반민족행위자로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람을 현충원에 안장하는게 말이 돼냐는 반대 의견과

6.25때 동오동 전투 및 평양 입성 선봉에 섰던 국군 최초의 4성 장군이자

한미 동맹의 상징적 인물인데 법적으로도 문제없다는 찬성의견이

아주 팽팽하게 맞서던 가운데,

결론은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에요.

참 아이러니한 인물이 아닐 수 없네요.

같은 민족에게 총칼을 겨눴던 사람이,

해방 이후에도 군인으로서 살아가면서 내전에서 영웅으로 대접받게 되었다는게.

여담이지만,

전 박정희 대통령이 남로당 사건으로 사형 선도를 받았을 때

그를 살려준 사람이 이 백선엽 장군이었다죠.

그 후, 박정희 정권에서 장관과 여러 요직을 두루 맡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부동산 부정 축재 의혹도 일었어요.

강남역 5번 출구 파리바게트가 있는 덕흥빌딩이 건물주 되시겠습니다.ㅎㅎ

시가 약 2000억 원 이에요;;;

혼외자 문제동생 사학 비리 등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굴곡진 인생을 제 3자의 눈으로 멀리서 쳐다보고 있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지독한 현실주의자.

역사의 옳고 그름을 떠나, 내 일신의 성공을 위해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겠다는 그런 인생 아니었을까요?

그러니, 일제 치하에서 학교 선생이 되었다가, (평양사범학교 출신)

군인이 되어 민족은 나몰라라 일신상의 명예를 위해 노력하고 (만주군관학교 출신)

※ 박정희 전대통령도 학교 교사에서 만주군관학교를 통해 군인이 된 평행이론 @.@

해방후에는 군인으로, 장관으로, 공기업 사장으로

그냥 열심히 자신의 인생을 살아 간 사람이라고 보여요.

높은 직에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돈 많이 벌기위해 노력하고..

 

저라고 저 시대에 살았으면 딱히 더 나은 인생을 살았겠냐만은

개인적으로는 저런 인생을 산 사람이 현충원에 안장되는게 맞나 싶네요.

6.25 전쟁에서의 공을 무시하자는 건 아니고요.

내가 독립투사 입장이었다면, 독립투사의 가난한 후손 입장이었다면,

현충원 안장을 바라볼 때 참... 씁쓸한 장면일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애초에,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자 처벌만 제대로 했더라면..

참, 백선엽 장군이 해방이후 원래는 북한 쪽에 있다가

김일성이 북한 정권을 잡자 바로 월남했었다는 사실.

왜냐면, 북에서는 친일 행위를 확실하게 척결했거든요.

물론 그 덕에 6.25 남북전쟁에서 백선엽 장군이 남한군에 서서 싸웠고,

낙동강 전선을 사수할 수 있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네요.

 

마치 이완용의 독립문 현판을 바라보는 느낌이 드는 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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