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생활/뇌피셜 칼럼니스트

한인 2세대는 한국인일까? 아닐까?

DOUX AMI 2021. 7. 28. 00:14

 

해외에서 오래 살다 보면 한국인을 만났을 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죠.

 

1,2년 단기간 머물다 가는 유학생들의 경우에는

 

영어 공부 때문에라도 한국인을 멀리하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지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살다 보면

 

간간히 지울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한국인을 만났을 때 반가움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인이라도 다 같은 한국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어요.

 

이민 1세대야 한국 정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지만,

 

부모를 따라 어릴 때 이민 온 1.5세대나 아예 해외에서 태어난 2세대는

 

외모나 국적은 한국일지라도 정서적으로 좀 다른 이질감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아무리 집에서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부모님과 한국어로 대화를 해도,

 

한국 음식을 어릴 때부터 먹고 자랐어도,

 

해외에서 나고 자라며 성립된 자아는 한국인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어요.

 

그래서, 간혹 초기 이민자들 가운데 반가운 마음에 한국에서처럼 다가갔다가

 

서운함을 느끼거나 상처받는 일도 있다고 해요.

 

 

일례로, 이민국이나 경찰 등 정부부처에 한국계 직원들이 있는데,

 

말이 안통해서 그런 분들의 통역을 받게 되는 경우에 하는 가장 큰 착각은

 

한국계 직원들이 내 편일 꺼라는 믿음이에요.

 

그사람들은 엄밀히 말하면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이죠.

 

절대 착각하면 안되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고 이런 경우에 크게 서운함을 느끼죠.

 

뭐, 제가 직접 겪은 것은 아니고, 한국계 외국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전혀 없으니

 

혹시나 불편하게 받아들이거나 편견을 갖지는 않았으면 해요.

 

다만, 외모만 가지고 같은 한국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너무 기대려 하지는 말았으면 해요.

 

말이 통한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에서 동양인으로서의 편견과 맞서며 살아가는 한국계 외국인인

 

그들의 입장도 한 번 쯤 고려해봐야겠죠.

 

 

태어나서 혹은 어릴 때부터 지내온 곳에서 외모만으로 차이가 나니까,

 

나는 여기 사람이고 여기 언어를 쓰는데 매번 어디서 왔냐, 어느나라 출신이냐

 

라는 질문을 평생 꼬리표처럼 달고 살다 보면,

 

나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며 청소년기를 보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행히 요즘은 흑인 차별 뿐만 아니라 동양인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과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죠.

 

다시 위에 언급한 한국계 공무원 사례 중에서 제가 들은 이야기는,

 

평생 잊고 사는 자신의 인종에 대해 업무적으로 한국인 응대를 할당받을 때

 

자신이 아시아계라는 것을 강제로 되세기게 되는 것이 싫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한국계 이민자가 진짜 한국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 아닐지는

 

그들 스스로가 본인을 어떻게 정의내리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우리가 해외에 나가서 만나는 한국계 현지인들에게

 

한국에서 만나는 다른 한국인들과 동일한 정서를 바라지는 말자고요.

 

그게 어쩌면 그들에게는 정서적 폭력이 될 수도 있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오늘 다시 한 번 되세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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