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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3

습작 #10

똥 내가 뱉은 말들 내가 쓴 글들 내가 네게 충고랍시고 쏟아 낸 모든 것들 나는 정말 너를 생각해서 한 말이었을까 너를 위하는 내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좀 다르게 얘기했으면 어땠을까 우정 사랑 인생 아기가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는 동안의 시간 그 시계를 두 바퀴나 돌리고도 나는 저 세가지를 도통 모르겠다 예전에는 알았던 것도 같다 아니, 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쓰고 뱉은 건 다 똥이었나 보다 또 한참 시계를 돌리고 나면 이렇게 무언가 깨달은 듯 했던 말들도 사춘기 소년의 일기처럼 느껴질까 아무렴 어때 개똥도 철학이라 불러주는데 지금은 그냥 훌훌 비워내보자

습작 #2

도망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던데 문득 그 말이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새벽 이렇게 무작정 달아나도 될까 나는 누구에게 묻고 있는걸까 달님과 별님을 친구 삼아 오가던 길에 너를 두고 갈 수 없어서 그만 도망쳐버렸다 어디든 여기만 아니면 될 것 같은 마음에 낯선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희망을 찾아 떠난 곳에서 절망을 만나면 그 땐 어디로 가야 할까 달아나고 또 달아나도 제자리에 있는 건 사실 트레드밀 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결과일까 아무 대답 없는 나에게 내가 묻는다

(목공 배우기 EP.15) 수공예 제품의 장점은 뭘까?

열심히 목공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소물들을 직접 만들어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내가 왜 이걸 직접 만들고 있지??" 모두가 잘 알다시피, 대량생산 물질문명 속에 살고 있고 원하는 건 뭐든 인터넷으로 쉽게 하루 이틀만에 집까지 배송이 되잖아요? 비록 값이 싸면 중국제 저품질 제품이거나, 환경이 오염되는 측면도 없지않아 있지만, 어찌됐든 내가 원하는 원목 또는 중질의 목재 제품들은 쉽게 구매 가능한 세상이니까요. 원목의 큰 가구들은 물론 수공비도 많이 들어가고 비싸지만 사실 목공을 취미로 배우는 사람이 혼자서 그런 걸 만들기는 쉽지 않아요. 그럼 나는 왜 목공을 배우고, 자잘한 소형 가구를 만들고 있는걸까? 그냥 만드는거 자체로 재미를 느끼는 분들도 있을거고요, 제 생각에는 이런 장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