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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인 3

습작 #8

그냥 사세요 세상은 당신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끊임없이 시련의 비바람을 뿌리다가도 가끔씩은 따스한 햇살과 달콤한 과실을 맛 보여 주기도 한다 세상은 변덕이 심하다 그걸 알면서도 덩달아 일희일비하는 당신 그냥 이 파도에 몸을 맡겨 보길 열심히 말고 주변 사람과 경쟁하지 말고 한 번쯤은 그냥 흘러가보길 단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스스로에게 엄격한 건데 기쁜 일에는 아이처럼 환하게 마음껏 즐거워하고 슬픈 일에는 바닥까지 퍼내어 놓고 슬퍼해보고 우울한 날에는 내 안의 나와 온종일 마주해보고 화나는 날에는 땀으로 잠으로 흘러 내버리고 그렇게 하루하루 강물을 따라 흐르다 보면 언젠간 당신도 깨닫는 날이 오기를 어차피 인생은 당신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걸 그럼에도 얼마든지 원하..

습작 #4

기침 노오란 하늘 아래 역 앞 골목 뒤 자욱한 담배 연기 재빠르게 옆을 빗겨가는 오토바이 소리가 나를 때리면 따끔하게 시작되는 기침 아프지 않아도 아픈 나날 평생 나아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언젠가는 나아지리라 헛된 희망으로 함께하는 불편한 동거인 마침내 푸른 날 하늘을 올려다보고 맑은 공기에 가슴을 펴 보니 스산한 바람 소리에 마음이 기울며 어느새 잦아드는 기침

습작 #1

고통 고통이 없었으면 좋겠다 인생에 아무런 괴로움도 없이 오롯이 즐거움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고민과 번뇌, 그리고 갈등이 없었으면 좋겠다 인생의 절반을 살았어도 여전히 갈팡질팡 살아가는게 제일 힘든 고통이더라 어떤 것은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고 어떤 것은 돈으로도 해결이 안되고 새벽녘 애먼 노트북 자판만 바쁘구나 그래도 이 사람아, 아무런 고민도 걱정도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올라가면 내려오고 밀물 뒤엔 썰물인데 그러나 아이야, 잠든 네 얼굴에는 구름 한 점이 없구나 줄 것 없는 내 손은 네 볼만 자꾸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