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레스토랑 키친에서 일을 하다가 화상을 입은 적이 있어요. 뜨거운 파이프 옆에 밸브를 잠궈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파이프 분리를 안하고 돌리다가 팔뚝을 데였어요. 정말 잠깐 닿았다가 뜨거움에 놀라서 바로 뗐는데, 그런데도 살껍데기가 벗겨지고 바로 진물이 차오르며 화상을 입었죠. 그렇게 몇 일을 소독약과 밴드를 붙이고 살았고, 거의 한 달 가까이 고생했던 거 같아요. 아직도 팔뚝의 흉터를 보면 그 날이 생각나네요. 그 전까지 살면서 요리라곤 라면 끓이고 볶음밥 하는 거 정도밖에 몰랐는데, 어쩌다 보니 생전 관심도 없던 주방일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사뭇 낯설었죠. 게다가 그렇게 다치기까지 하고 나니 그 일이 더욱 싫어졌어요. 우스운 건 그 뒤로 오히려 일에는 더 자신감이 붙고 능숙해진 것이에요. 조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