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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4

습작 #7

게임 인생은 게임이더라. 타고 나길 잘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잘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다 할 수 있는 그런 게임. 엔딩을 보는게 목표였지만, 보고 나면 허무함이 간질간질 가슴 속에 흩날릴 뿐. 사실은 거기까지 가는 동안의 그 순간순간이 게임을 하는 의미이자 목표였구나. 돈 많은 사람 현질하는 것 부러워 하지 말자.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건 돈이 많은 다른 사람이나 돈이 없는 내가 아니라, 그들과 비교하는 나 자신이니까. 온라인 게임이 유행하게 된 건 인터넷이 발달해서가 아닌것 같다. 혼자 하는 게임은 재미가 없으니까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이지 않았을까? 외로운 사람은 인생이 더 멀고 길게 느껴지듯이.

습작 #4

기침 노오란 하늘 아래 역 앞 골목 뒤 자욱한 담배 연기 재빠르게 옆을 빗겨가는 오토바이 소리가 나를 때리면 따끔하게 시작되는 기침 아프지 않아도 아픈 나날 평생 나아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언젠가는 나아지리라 헛된 희망으로 함께하는 불편한 동거인 마침내 푸른 날 하늘을 올려다보고 맑은 공기에 가슴을 펴 보니 스산한 바람 소리에 마음이 기울며 어느새 잦아드는 기침

습작 #3

마음이 늙는다 사람은 언제 늙나요? 누가 당신에게 물어본다면 언제라고 대답하실래요? 나이가 환갑이 넘었을 때 머리가 하얗게 세었을 때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었을 때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어요 더 이상 새로운 걸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때 배우기를 멈췄을 때라고 말이에요 그리고 어릴 적 꿈과 희망을 잊어버렸을 때라고요 자꾸 요행만 바라는 지금의 저를 가리키면서 말이죠 복권 한 장에 늙어버린 나를 발견한 오늘

습작 #2

도망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던데 문득 그 말이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새벽 이렇게 무작정 달아나도 될까 나는 누구에게 묻고 있는걸까 달님과 별님을 친구 삼아 오가던 길에 너를 두고 갈 수 없어서 그만 도망쳐버렸다 어디든 여기만 아니면 될 것 같은 마음에 낯선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희망을 찾아 떠난 곳에서 절망을 만나면 그 땐 어디로 가야 할까 달아나고 또 달아나도 제자리에 있는 건 사실 트레드밀 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결과일까 아무 대답 없는 나에게 내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