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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5

습작 #28

이별의 순간 누군가와의 헤어짐은 이별의 말을 입에 올릴 때 시작된다고 믿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헤어지기로 마음먹은 때 시작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둘 다 틀렸다는 걸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헤어짐은 서로의 마음이 엇갈린다는 걸 느낄 때 그때부터 시작되었더라 그 순간의 감정을 나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내 착각이라 애써 위로하면서 이제와 돌이켜보니 우리들의 헤어짐은 처음 만난 그 순간 예정되어 있던 것

습작 #27

설레임 당신을 처음 만나러 가던 날 길고도 짧았던 그 길 가는 내내 궁금했던 당신 어디 가서 뭘 먹으면 좋을지 어떤 이야기를 꺼내면 좋을지 미리 준비했던 모든 게 실타래가 되어있었죠 그 실타래는 당신을 본 순간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 준 그 순간 물에 담은 솜사탕처럼 사라져 버렸어요 그날 그 순간을 기준으로 나는 새로운 나를 만났어요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이 매 순간 당신을 생각하며 보고 싶고 목소리가 듣고 싶고 만나고 싶은 짜릿한 나날들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수수께끼 같은 당신에게 나는 취해있었나 봐요 다시 한번 더 나를 취하게 해 줘요

브런치스토리 책 발간 후기

지난번에 브런치 작가에 도전한 이후 별다른 성과는 없었지만 그래도 결과를 정리해보기로 했어요. 저만의 브런치북 발행 후기인 셈이죠. 어찌되었든 작가 신청은 수락이 되었고 이전에 eBook으로 출간했던 책들을 파트별로 쪼개서 글로 등록을 했고요. 그걸 토대로 다시 브런치북으로 발행을 했어요. 여전히 별다른 인기는 없지만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 덕에 나름 의미있는 활동이었다고 생각돼요. 특히, 직장인아빠 혼자 준비한 캐나다 유학 이 책은 이민이나 유학에 관심있는 3-40대 사회인에게 나름 도움이 되는 글이라 생각이 되서 그런지 꾸준히 검색으로 유입되더라고요. 현재는 하루 한편씩 즐기는 시라는 컨셉으로 자작시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글이 차면 이 글들 역시 엮어서 브런치 북 시집으로 발행해볼 계획이에..

습작 #20

중년 한잠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사십고개 넘어 반백년이 되었구나 웃을 일도 화날 일도 줄어들어 탈처럼 굳어진 건 내 마음일까 얼굴일까 내 어릴 적을 그대로 닮은 내 소중한 아이의 눈을 보며 내 부모님의 마음을 이제야 안다 나중에 커서 효도하겠다던 호언장담 그때는 몰랐지 나중은 없다는 걸 너무 미안해하지 마라 부모님도 알고 계셨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걸 어머니 당신이 안아준 따스한 품 이제는 제가 나눠주렵니다 아버지 당신이 짊어지셨던 그 짐 이제는 제가 울타리가 되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