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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30

마지막 눈물 갓 태어난 아기의 눈에서 흐르던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먼 길 떠나가는 자식의 뒷모습을 보며 흘리던 어머니의 눈물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삶의 시련 속에서 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걸어오셨을까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나 거울 속 울상 짓는 나를 쳐다본다 저 가슴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무기력과 자기혐오가 나를 울린다 내가 아닌 눈물이 운다 내일은 달리질 나를 위해 오늘의 나를 떠나보내며 마지막 눈물을 함께 흘려보냈다

습작 #29

나의 꿈 꿈이 뭐야?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무슨 일 하는 사람이 될 거야? 누군가 처음 어린 내게 물었다 대통령, 영화배우, 가수... 어린 눈에 좋아 보이는 걸 아무거나 말했다 조금 더 커서 다시 누군가 내게 물었을 때 의사, 변호사, 판검사... 사회적으로 높아 보이는 직업들을 얘기했다 성인이 되어 내가 그저 보통 사람인 것을 알았을 때 대기업 직장인, 공무원, 사업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직업들을 얘기했다 이미 다 자란 지금 나는 뭐가 되어 있는 건지 뭔가 되어 있긴 한 건지 내 꿈이 작아지는 만큼씩 어른이 되어 왔던 거라면 나는 다시 큰 꿈을 가슴에 넣겠다 어쩌면 아직도 꿈을 꾸는 늙은 소년일까 언제 난파할지 모를 내 작은 배를 노 저어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이제 다시 정해보련다 다 가보지 ..

습작 #26

존재의 이유 ​ 만약 신이라는 존재를 만난다면 딱 세 가지를 묻고 싶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지 여기에 왜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는지​ ​ ​이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듣는다면 ​나는 내 존재의 이유를 알 것 같다 ​ ​그러나 그것은 오로지 나만의 이유일 것이다 ​나를 둘러싼 관계를 쫓아 질문이 꼬리를 잇는다 ​ ​누군가와의 인연은 왜 생겼을까 ​​그 시점 그곳에서 그렇게 인연이 생기고 끊어졌는지 ​ ​왜 어떤 인연은 좋은 기억을 주었고 어떤 인연은 나를 힘들게 했는지 ​​ ​아무도 대답해 줄 수 없는 질문만 메아리로 남았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습작 #24

쉬어가자 어차피 인생은 흐르는 물에 내 몸을 맡기는 것 아무도 결과를 모르고 마음대로 되는 건 없다 내가 고른 선택이 있을 뿐 어떤 결과도 미리 기대하고 실망할 필요 없다 호수에 뜬 달이 이쁘다고 건져갈 수 없는 것처럼 봄바람이 달콤하다고 가져갈 수 없는 것처럼 흘러가는 과정에서 그저 즐기고 가는 게 인생이니까 쉬어가자 천천히 쉬었다 가자

습작 #23

답이 없다 누구도 알려주지 못하고 정답이 없다 답이 하나도 아니다 ​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이라더라 사십년이 넘어서도 못 찾은 내 인생의 답 사실은 원래부터 없었던걸지도 그래 답이 원래 있긴 한걸까 내 눈에 부러운 저 사람도 불만이 있고 뜻대로 안되는게 인생이라는데 ​ ​답이 없는 이곳에서 ​답도 모르고 답을 찾는 ​이 답답한 사람아

습작 #22

나는 나를 아는가 어느 날 저녁 잠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내가 궁금해져 내게 물었다 나는 나를 얼마나 잘 아는지 과연 나를 제대로 알고는 있는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뭔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뭔지 뭘 할때 제일 행복한지 어떤 때 제일 화가 나는지 가장 소중한 추억은 뭔지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 언제였는지 앞으로 가장 도전하고 싶은 일이 뭔지 열번 스무번 질문들을 대뇌이면서 내가 묻는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해봤다 비록 오늘 대답한 내용이 시간이 지나면 또 바뀔수도 있겠지만 마치 거울 앞에 발가벗고 서서 거울 속 내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듯이 그렇게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순간을 세상에서 태어나 처음 가져봤다 문득 세월이 흘러가며 내 모습이 달라졌다고 느낄 때마다 나는 나를 다시 마주..

습작 #21

노년 옛말은 틀리지 않는다 세월은 쏜 화살이며 흘러가는 강물이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으며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고 모두에게나 평등한 것 이 단순한 진리를 평생 잊고 살아온 우리에게 이별이 알려준다 내려놓아야 할 것들 정리해야 할 것들 욕심도 미련도 남김없이 알면서도 쉽지않고 그럼에도 해야하는 우리의 이별여행 이제 내가 남긴 발자국을 되돌아보며 내가 남길 이름을 되내어본다 옛말은 언제나 옳았다

습작 #20

중년 한잠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사십고개 넘어 반백년이 되었구나 웃을 일도 화날 일도 줄어들어 탈처럼 굳어진 건 내 마음일까 얼굴일까 내 어릴 적을 그대로 닮은 내 소중한 아이의 눈을 보며 내 부모님의 마음을 이제야 안다 나중에 커서 효도하겠다던 호언장담 그때는 몰랐지 나중은 없다는 걸 너무 미안해하지 마라 부모님도 알고 계셨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걸 어머니 당신이 안아준 따스한 품 이제는 제가 나눠주렵니다 아버지 당신이 짊어지셨던 그 짐 이제는 제가 울타리가 되어보렵니다

습작 #19

청년 사랑도 알고 이별도 안다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뭐든 할 수 있을것만 같고 뭐든 이룰 수 있을것만 같은데 달라지는 것 없는 하루 하루 가슴 속 깊이 간직한 꿈을 누구에게도 쉬이 꺼내 보이기 어려운 까닭은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일까 아니다 어쩌면 아직 진짜 꿈을 못찾았기 때문이다 현실의 문제가 두 눈을 가려버렸기에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행동도 말도 조심스러워진다 자유로운만큼 책임은 무겁다 사랑은 잊었고 아픔만 진하게 묻어있다 그렇게 무거운 한발을 또 내딛는다

습작 #18

유년 아무것도 몰랐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그저 먹고 자고 울고 웃고 엄마 품이 좋아 파고들 뿐 아빠 등이 좋아 메달릴 뿐 기지도 못하던 아기가 걷고 달리면서 친구를 알아간다 그렇게 조금씩 부모 품을 벗어나면서 어느샌가 낮에도 꿈을 꾼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될지 생각도 많고 고민은 더 많다 그렇게 흘러가는 푸른 날 중 하루 마음속에 처음으로 누군가 들어온 날 아이는 어른이 되었다 마음을 전하지 못했더래도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못했더래도 이제는 훌쩍 커버렸다

습작 #17

Four Seasons - 겨울 ​밤 사이 피어난 하얀 꽃송이들로 온 세상 근심 걱정 지우고 나니 거리마다 꽃잎이 한가득 쌓였어요 ​ ​또 한 살 나이 먹는 게 두려웠는데 ​그 마음 무색하게 들뜬 거리가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지어 보여요 ​ ​귓가에 울려 퍼지는 캐럴송 ​늦은 밤거리마다 입고 있는 불빛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 ​ ​이번 겨울 나의 영화는 당신과 함께 해피엔딩이 될까 ​조심스레 기대해 봐요

습작 #16

Four Seasons - 가을 하늘은 늘 그렇듯 파랬고 바람은 여느때와 같이 시원했는데 내 푸르던 순수함은 어느새 익어가네요 짝사랑의 가슴시린 아픔도 첫사랑의 달콤했던 순간도 미소로 되돌아볼 여유가 생겼어요 옷깃을 여미게 하는 새벽 공기와 두 뺨을 어루만지는 저녁 바람이 다시 나를 설레게 하네요 초저녁 달빛아래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애처로이 매달린건 내 수줍은 마음 당신곁에 내려앉아 함께 걷고 싶어요

습작 #15

Four Seasons - 여름 가만히 있어도 지치게 만들고 잠 조차 못들게 만드는 그대의 뜨거운 열정 당신의 꿈을 닮아 푸르른 저 하늘은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하네요 상쾌한 줄 몰랐던 바닷바람 발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따스한 모래 밤낮으로 소란스런 노랫소리마저도 어느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고 무엇 하나 설레지 않는 것이 없는 이 꿈이 그저 끝나지 않기만 바래요

습작 #14

Four Seasons - 봄 까맣던 고독과 시렸던 코 끝이 살랑 부는 바람에 걷혀지고 나니 기나 긴 외로움이 녹아 내렸어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던 사랑도 가벼워진 겉옷 위에 살포시 앉아 새로운 향기를 내게 전해주네요 미소가 싱그러울 수 있다니 초저녁 노을과 꽃향기 그리고 밤공기가 이렇게 달콤할 수 있다니 당신은 내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나는 당신에게로 가 앉고 나니 기나 긴 외로움은 기억조차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