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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2

습작 #9

대오각성 (大悟覺醒) 나이 사십은 불혹이라하고 오십은 지천명이라 하더니 그 즈음에 다다르니 지난 날을 돌이켜보며 무언가 깨달아지는 것들이 있더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려 했던 시도들 내 논리로 따지고 들어 옳고 그름을 따져 물었던 젊은 날의 치기어린 내 모습들이 조금 많이 부끄럽고 쑥쓰럽구나 나랑 조금 다른 생각이나 행동도 그러려니 넘어가면 될 일이었다 내 기준에 어긋나는 사람들에게 내 기준을 들이밀기보다는 그냥 거리를 두고 멀리하면 될 일이었다 이제야 깨달았다 사람들은 옳은말 하는 사람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옳다고 믿을 뿐이다 사실 이미 알고 있었잖아 모든 사람이 내 마음같지 않고 세상일이 모두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었지

습작 #1

고통 고통이 없었으면 좋겠다 인생에 아무런 괴로움도 없이 오롯이 즐거움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고민과 번뇌, 그리고 갈등이 없었으면 좋겠다 인생의 절반을 살았어도 여전히 갈팡질팡 살아가는게 제일 힘든 고통이더라 어떤 것은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고 어떤 것은 돈으로도 해결이 안되고 새벽녘 애먼 노트북 자판만 바쁘구나 그래도 이 사람아, 아무런 고민도 걱정도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올라가면 내려오고 밀물 뒤엔 썰물인데 그러나 아이야, 잠든 네 얼굴에는 구름 한 점이 없구나 줄 것 없는 내 손은 네 볼만 자꾸 찾는다